死のうと思った로 검색해 봤더니 아마자라시/나카시마 미카의 僕が死のうと思ったのは만 잔뜩 나왔다.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에 대해 글을 써 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론 아름답지 않겠지.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내 생일을 축하해 줬기 때문
나를 싫어하면서 어째서
진심이 아니겠지 그럼 어째서
아니면 평소에 싫어하는 척하는 걸까 어째서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
옥상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스산하기 그지없어서
다른 아이들 앞에서는 웃고
내 앞에서는 날 노려보던 옛 시절의 친구가 같이 놀자고 다가와서
그 아이가 사는 아파트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었어
한없이 깊던 공기 속을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
웃으며 다가와서는 나를 짓누른 사람이 끝까지 웃고 있었기 때문
나는 피를 흘리고 있는데 그는 웃고 있었어
원했던 건 다 이뤘다는 거였으려나
나는 피를 흘리고 있었는데
(끝까지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
그럴 인간이 아니니 그랬겠지)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
한강 다리가 너무 길어서
밥 먹을 돈도 버스 탈 돈도 없어서
어느 날 한강 다리를 혼자 건넜었어
밥도 못 먹고 버스도 못 타고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던 길이었어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
내게 노래를 불러 준 사람들조차 다가오다 말아서
사람들은 왜 타인의 마음을 떠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걸까
애매한 마음들에 나는 웃어야 할지 고개를 돌려야 할지 모르겠어서
애매한 마음에는 애매하게 웃어 줄 수밖에 없어서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
인간이 좋아지지 않아서
멀리 있는 우상만을 좇게 될 뿐
곁에 있는 인간이 좋아지지 않아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나조차도

...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
서른 해 넘게 살아 봤지만 살고 싶어지지 않아서
해마다 해마다 죽고 싶다는 마음을 삼키며 나이를 먹어 왔지만 살고 싶어지지 않아서

...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
나만을 위해 손 내밀어 줄 사람이 이 세상에 없어서
내가 손 내밀고 싶은 사람도 나에게는 없어서

...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
태어나서 이 세상을 누리게 됐다는 감사를 나는 느껴 본 적 없어서
이딴 세상 안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뿐이어서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건
살아도 살아도 앞이 보이지 않아서
갈수록 끔찍해질 뿐이어서

(그래도 살아가고 있다
죽으려고 '생각'한 것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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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 감기에 사람이니까 걸리는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더라만
더운 와중에 으슬으슬 춥고 추운 와중에 식은땀이 맺히는 여름 감기는 지독하기만 하다

뒤척일 때마다 터져 나오는 재채기에 딸려 나오는 콧물
염증 반응이랬던가 어쨌던가 하며 하루에도 수십 번 코를 풀어댄다

방 안에 갇히다시피 하여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에취 훌쩍 팽 으으의 반복

퉁퉁 부은 편도로 침을 삼킬 때마다 즉각즉각 찾아오는 통증에 밤새 잠 못 이루고
어느 샌가 잠드는 걸 포기하고 뒤척이기만 한다

누가 꼭 안아 줬으면 좋겠어 싶을 때마다 혼자서 이불을 둘둘 감고
추웠다 더웠다 반복하는 여름 감기를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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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에 땀이 밴다
흐트러진 이불깃과 내 셔츠

양 인형은 가만히 누워 있다
내 말을 다 들어주고 늘 웃고 있는 내 친구

머리맡과 발 밑에는 택배 상자가 쌓여 있다
이삿짐을 반년째 풀지 않았다
언제 어디로 떠날지 몰라서

어디로 떠날지 몰라서 아팠다
언제는 크게 중요치 않다
어디로 누구를 만나러 떠날지 몰라서 아팠다

초콜릿은 아직 꺼내 먹지 않았다
밸런타인 가방은 이삿짐 위에 고이 모셔져 있다
내 망상의 증거물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 세상이 흐리게 보인다.
휴대폰으로 글 쓰는 게 버겁다.
일기도 아니고 시도 아닌 그냥 잡문을 쓰면서
오늘 하루를 되돌아본다.

촉망받는 시인이 되고 싶다? 그런 꿈을 꾼 적은 있다. 시도 열심히 안 쓰면서. 한때 많이 쓴 적은 있었다. 나름 열심히 썼었다. 대학원 가면 좋겠다는 교수님 말씀은 따르지 못했다. 돈 많이 들어서.
인정받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 마찬가지. 잡지사에서 딱 한 번 답장이 온 적이 있었는데 소설 분량을 좀 늘리라는 내용이었는데 늘리기 싫어서 그냥 내 블로그에만 올려 뒀고
화가가 되고 싶다? 마찬가지. 난 그냥 내 삘대로 막 그리고 싶을 뿐.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이건 먹고살려고 생각했을 뿐 되고 싶다는 생각은 그다지. 디자인 센스도 없는 것 같고
가수가 되고 싶다? 제일 열심히 한 게 이거다. 사고(난 이제 과거의 아픔들을 사고로 부르려 한다)를 겪으면서도 하려고 했던 게 이거다.
못 이뤄서 제일 슬퍼하는 것도 이거고.
이런저런 가능성들을 스스로 포기한 것을 제일 후회하는 것도 이거다.
내 몇 달치 월급을 들여서라도 하고 싶었던 게 이거다.
가수의 뜻은 노래 부르는 사람. 단순히 가수가 되고픈 거라면 유튜브에 올려도 된다. 법륜스님 말씀을 떠올려 본다. 난 가수가 되긴 되었다. 인기 가수가 못 되었을 뿐.
시? 소설? 등단을 못했을 뿐 쓰긴 했다.
만화? 데뷔를 못했을 뿐 인터넷 웹툰 도전 카테고리에 올려져 있긴 하다.
다 이런 식이다.
고로 먹고살기 위해서는 다른 일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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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재난 문자
더위를 조심하란다

엄마에게 물 한 통이라도 챙겨 가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괜찮다며 그냥 나가 버렸다

나는 혼자 앉아 방에 걸린 오래된 사진들을 보며 저때는 행복했던 것 같은데 생각한다

옛날 일을 떠올리려 하면 떠오르는 건 폭력의 기억
내가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두들겨맞았던 것
내가 욕을 달고 살았던 것
뭐 그런 것

좋았던 기억은 대체 어디로 숨어 버린 걸까

가끔 오는 포토 알림
추억의 사진들
저때는 행복했던 것 같은데 또 생각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많이 울었었다
사진은 진실이면서 거짓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나와 사진 밖에서 울고 있던 나

사진들을 내다버리길 잘했다
추억하고 싶은 기억을 그즈음 혹은 그 사람과의 마지막; 혼란과 슬픔이 집어삼켜 버린다
기억 상실을 바라며 나는 머릿속에서도 기억들을 지워 나간다

떨쳐내려 할수록 더 들러붙는 기억의 장면들
하나하나 떼내어 불사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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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 주택의 여름에서는 찜질방 냄새가 난다
백수 주제에 에어컨 켜기가 죄스러워 선풍기로 버티자니 땀이 맺힌다
한여름 며칠은 괜찮겠지 하며 에어컨을 켜 뒀다가 좀 시원해지면 끄고 선풍기를 틀어 둔다

엄마는 오늘도 복숭아를 깎고
나는 오늘도 누워 있다가 복숭아를 먹기 위해 일어나 앉는다

망가진 복숭아를 잔뜩 사 와 손질하는 엄마
나는 같이 깎기가 귀찮아 괜히 복숭아 좀 그만 사 오라고 엄마를 타박한다

내가 하는 집안일이라고는 설거지뿐인데 그마저도 저녁에는 하지 않는다
내가 밥을 먹지 않기 때문에
; 방 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아무것도 안 하게 되면서 나는 숨만 붙어 있는 밥벌레 비슷한 게 되어 간다
나는 일부러 나를 몹쓸 인간으로 만들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 내가 죽을 때 아무도 슬퍼하지 않도록

엄마는 부엌에서 묵묵히 복숭아 한 상자를 깎고
나는 방으로 도망쳐 와 이런 글이나 끄적인다

엄마가 남 몰래 우는지 안 우는지 나는 모른다

쓰러져 죽어가던 걸 살려 놨더니 어쩌고 하던 엄마 말이 맞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냥 쓰러져 길바닥에서 죽는 게 나았을 인간인지도 모른다

복숭아 깎다 껍질을 너무 두껍게 깎는다고 핀잔을 들었던 나는
복숭아 깎기를 연습하는 대신에 방구석으로 도망쳐 이런 글을 끄적인다

이 세상에 존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는데
나는 내가 이 세상에 속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뒤늦게 가서 체면치레로 썩은 복숭아 몇 개를 손질하고는
다시 방으로 돌아와 이런 글을 끄적인다

죽을 날만 기다리는 사람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한 달 두 달 흘려보냈다
; 엄마는 내가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방을 어둡게 해 놓고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다고 한다고

복숭아는 잘 문드러진다
문득 나랑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둑한 방
손에서 복숭아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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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달린 방


거울 속에 방이 있다
내가 있는 방과 꼭같이 생긴

유리 너머로 들어가면 방문이 닫힌다
닫힌 방문을 슬며시 열어
내가 있던 방을 바라본다

내가 있던 방 안에는 내가 없다
보이는 건 투박한 방 하나

유리를 깨고 나오니 내가 있다
거울 달린 방 안에 내가 피를 흘리며 서 있다

깨진 거울 앞에 서서 손을 내밀어 본다
거울 속에서 손 내미는 사람
에게 말을 걸어 본다

안녕하세요?
내 말을 실시간으로 따라하는 음성이 낯설다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본다
거울 속의 눈동자 속의 속의 속의 속의 속의...

고개를 돌리고 방에서 빠져나온다
거울 속에는 아무도 없다




의미 없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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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어지는 날


아무에게도 무엇도 말할 수 없는
말을 꺼낼 수 없는 그런 날이 있다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아지랑이가 사라지듯 그렇게
사라지고 싶은 날이 있다

말 한마디 꺼내면 다음 말을 하기가 두려워지는
그런 날이 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초조해하는
그런 날이 있다

솔직히 말할게
나 너무 슬프고 아프고 죽고 싶어 그런데 무서워
라고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그런 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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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


베개를 몇 번이고 움직여 가며 겨우 잠을 청하는
그런 밤이 있다

목 밑으로 넣었다가 머리만 기댔다가
빼서 그냥 껴안고 있다가
겨우 잠이 드는
그런 밤이 있다

그런 밤이면 베개는 무거워진다
눈물을 빨아들여 뭉치고 무거워진다

눈물의 무게보다 더 무거워진 베개를 배 위에 얹고 잠을 청하는
그런 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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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받았던 인쇄물들의 스테이플러 심을 뜯어내다
내가 불행했던 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런 소포 봉투 속에 뭐가 들었는지 보려다 오래된 편지들을 읽고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정리를 한다

내 사진 수백 장을 버리고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버리고

얼마만큼 비워야 속이 후련해질까 생각한다
(아마도 모든 걸 다 버려야)

정리하고 정리당하고
삶이라는 게 원래 이런 걸까 생각하며
쓰레기와 분리 수거 대상물을 분리한다

나 같은 인간은 살 가치가 없다고 내 스스로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정리를 한다
인간관계 및 물건들을

내가 1년 뒤 10년 뒤에도 살아 있을지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오래 살고 있다
오래 살고 있기에 불행하냐고 하면 그렇다고 대답하겠지
살다 보니 이 나이가 되었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나이만 먹은 사람이 되었다

나에게 왜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왜 그런 식으로 사느냐고 하는 사람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다만 내가 후회할 뿐이다
내가 살아온 삶의 방식을
서른 즈음 죽는다는 전제하에 살았던

방에는 데이트용으로 산 연보랏빛 가방이 있고
데이트는 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못할 것 같지만 가방을 버리지는 않는다

마흔 즈음 죽는다는 생각은 이제 하지 않기로 한다
서른 즈음 죽는다는 생각으로 20대 30대를 망친 것으로 족하다

아직도 정리해야 할 물건들이 많지만 그냥 둔다
내 20대의 기록들을 정리한 것만으로도 됐다
잘못된 선택들로 채워진 20대를 추억하는 건 고통이다

삼십 몇 년간의 인연을 다 정리한 내가
새로운 인연을 만들 수 있을까 그래도 되는 걸까

내가 곧 죽을 것 같다는 생각하에
내 인생을 망치며 살아온 나로서는
앞으로의 인생을 잘 살아낼 자신이 없다

반평생을 망쳐 놨으니 나머지 반평생은 잘 살아내야 한다고
내 마음이 꾸짖는다
(반평생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정리를 하다 지쳐 되는 대로 지껄인 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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