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와서 처음으로 컴퓨터를 꺼냈다. 폰으로 전자책을 읽다가 눈이 아파서 컴퓨터로 보고 싶어서 켰는데 전자책 뷰어 프로그램들이 망할 맥북과 호환이 안 된다고 한다...고 하여 포기하고 조카와 영상 통화를 1시간 가량 했다.
그러고 나서 내가 그간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내 노동 생활 기록들을 보다가, 티스토리 게시물도 좀 보았다. 생활 기록을 애초에 티스토리에 올릴 걸 그랬나 싶기도 한데, 옮기기도 귀찮고 이제부터 여기다 올리기도... 아, 그냥 이제부터 여기다 올릴까...? 음... 같은 게시물을 둘 다 올리기는 싫고, 모르겠다.
예전 글들을 보다 보니 또 마음이 저릿해졌다.
내가 미쳐 있었던 기간들이 떠올라, 그리고 그 애를 너무나도 좋아했던 시간들이 떠올라 마음이 저릿해졌다.
그렇게나 좋아했는데, 잊으려고 잊으려고 하였고 지금은 거의 잊고 살고 있다. 그러나 떠올리면 마음이 저릿해진다... 저릿해진다는 표현 말고는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며칠 전 손님 중 내가 아는 애랑 닮은 손님이 있어 흠칫 놀랐다. 한국인 남자 손님... 혹시나 정말로 그 애와 마주친다면 난 어떨까. 가슴이 시릴 것 같다. 이런저런 기억들 때문에. 그리고...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게 정확할 것 같다. 너무 많은 고통을 느꼈었기 때문에. 그러나... 마주쳐도 별 상관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나 닮은 그 손님(분위기까지)이 혹시 그 애라면?이라는 생각에 휩싸였을 때, 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림 일기를 그려야지 하면서도 귀찮아서 안 하고 있다. 역시 태블릿을 가져왔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전자책도 못 보는 맥북보다는 태블릿 쪽이 훨씬 실용적이었을 것 같다. 컴퓨터를 가져온 이유는, 그래도 컴퓨터가 필요할 거라는 아는 분의 말씀 및, 혹시라도 이력서라도 쓰려면 컴퓨터가 있어야지 했었는데, 이 파견회사에 몸 담고 있는 한은 일터를 옮기더라도 이력서를 새로 쓸 필요가 없다. 그리고 여기서 이력서 쓰며 회사를 옮길 바에는 한국 가지 싶은 생각이 들기에, 아무래도 이력서 쓸 일도 없을 것 같다. 고로... 컴퓨터보다는 탭을 가져오는 게 훨씬 실용적이었을 것이다...라는 생각.
사람을 쉬이 좋아하게 된다는 걸 깨닫고서는 크게 마음에 담아 두지 않으려 하고 있다. 난 내게 호감을 보이는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이나 그 마음에 되게 얽매이고 집착하곤 했었는데 요즘에는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인연은 대체로 스쳐지나간다 이런 생각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 다만 발전시키려 노력하지 않을 뿐이다. 소위 꼬리를 친다거나 작업을 건다거나 그런 게 내게는 익숙하지 않고, 가까워질 사람이라면 자연스레 가까워지겠지 뭐 이런 생각인 것 같다. 그러다 지금 이 모양인가? 뭐 아무튼.
누군가와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고 싶다. 이 정도인 것 같다. 연애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