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의 휴일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뒹굴거리며 책을 읽고
물을 마시고
햇살에 눈을 비비며 낮잠을 조금 자고

나른한 배를 쥐어잡고
구토를 한다

이 빌어먹을 세상
하면서 뉴스를 본다

동네 놀이터에 나가 타지도 않을
놀이기구들 사이를 걷다
집으로 돌아오는 사이에 해가
저 멀리로 사라진다

별들이 사라진다
사라지지도 않는다

밤은 컴컴하지도
컴컴하지 않지도 않다

풀벌레 소리 대신 술 취한 사람들의
술주정 소리



202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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